[한국농정] 중부 강타한 폭설, 보험 없는 농가들은 시설복구 막막 | 학습관리자 / 2024.12.03 | |
지난달 26~28일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설로, 경기·강원·충청·전북을 중심으로 약 110ha 규모의 농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11.29. 22시 기준)됐다. 이런 가운데 현재로서는 농작물재해보험 적용 외에는 별다른 농가 지원 대책이 없어 피해 농가들의 걱정이 큰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 피해 규모는 경기(시설하우스 약 69ha, 축사 약 18ha), 충남(10.3ha, 1.11ha), 충북(5.14ha, 0.72ha), 전북(1.37ha, 0.08ha), 강원(1.2ha, 0.52ha), 경남(0.38ha, 0.06ha) 순이다. 피해는 대부분 시설하우스와 축사에 집중됐으며, 농자재 창고·인삼 및 과수 비가림 시설 등 피해뿐 아니라 가축 피해도 발생했다. 시설하우스 총피해 규모는 면적 88.7ha, 807동, 농작물 4.78ha다. 축사는 20.54ha, 1010동, 소 40두·돼지 160두·산란계 1000수·육계 300수·염소 15두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 행안부)가 오는 8일까지 피해 신고·접수(사유재산 부분)를 진행함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피해 지역인 경기도의 경우, 12월 1일 17시 기준으로, 지난달 29일(22시 기준)에 견줘 시설하우스 4002개동·축산시설 1538개소로 그 규모가 각각 3455동·653개소로 폭증했다. 행안부는 피해조사를 거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일 경기 여주시 시설하우스와 양평군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피면서 지자체 협조 요청 및 향후 관련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특별점검을 지시했지만, 현재로서는 피해시설에 대한 농작물재해보험 적용 외에는 더 적극적인 지원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이관호 안성시농민회장은 “안성은 경기도에서 가장 눈이 많이 왔다. 우사·시설하우스·연동하우스·포도 비가림시설이 다 폭삭 주저앉았다. 그동안 눈 피해는 없어서 재해보험에 들지 않은 농가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고 해도 복구비용으론 턱도 없고, 농가에서 보통 육묘장 등으로 쓰기 위해 지은 시설하우스나 양성화하지 못한 우사(무허가)들은 재해보험에 가입 안 된 경우가 많다”라고 걱정했다. 이어 이 회장은 “특히 일부 공무원들이 ‘무허가는 어차피 보상 받지 못하니 피해조사는 하나 마나’라는 식인데 일단 피해가 발생했다면 조사는 무조건 다 하는 게 맞다”라며 “신속하게 현장 피해조사가 진행돼야 한다. 미리 철거하면 피해 흔적이 사라져서 안 된다”라고 전했다. 안성시 15개 읍·면·동 이장단은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특별 예산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피해조사 전 시설을 철거해선 안 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눈이 다 녹지 않았고 바닥이 진흙인 상태인 데다 시설 철거를 위해선 중장비와 인력이 필요한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아 농가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장기용 평택시농민회 안중읍지회장은 “피해조사 이야기는 나오는데 아직 진행되진 않은 상태다. 전혀 작업할 수도 없다. 눈이 여전히 덮여 있어 주저앉은 부분의 비닐만 벗겨내는 정도다”라며 “시설 복구비에 대한 걱정이 크지만, 현재로선 지원은 둘째치고 봉사자 모집과 중장비 지원부터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경기 지역에 내린 이번 눈의 최고 적설량은 47.5cm다. 시설하우스가 대설·강풍 등 기상재해를 버티는 기준을 규정한 ‘지역별 내재해 설계기준 적설심’(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는 강원·속초·대관령·강릉 등(10개 지역) 대표적 폭설 지역에서 30년 빈도로 찾아오는 규모에 해당한다. 경기 지역의 내재해 설계기준 적설심은 22~28cm로, 이번 폭설이 유례없는 기상현상임이 입증된 셈이다.
한국농정, 김수나 기자, 2024-1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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